사전투표를 마치고 문득 5년전 블로그 어딘가에 남겼던 글, 아니, 끄적거림, 아니, 헛소리, 음, 뇌내망상, 헛소리와 뇌내망상의 중간 어딘가 있는 무엇이 생각났다. 대선 때는 멀쩡한 사람도 정신이 약간 간다더니, 다시 무언가를 지껄이고 싶어졌나보다. 그간 헛소리 단속에 성공하며 몇 년간 닫아둔 블로그를 몇 번의 로그인 실패 끝에 다시 열었다.
윤석열
그는, 어느 자리에선가, 미래를 보는 점쟁이라도 만났는지, 무척 호기로운 표정으로, "조금 더 발전하면 학생들 휴대폰으로 말이죠, 앱을 깔면은, 어, 어느 기업이 지금 어떤 종류의, 그, 저, 어,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하는 것을 실시간 정보로 얻을 수 있는, 어, 있을 때가 아마, 저, 여기, 아마, 한 1, 2년 학생이 계시다면, 졸업하기 전(!)에 생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지난 글에서 나는 ㅈ도 모르면서 어디서 주워들은 대로, '대통령은 당시의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에게, 대체로, 돌아간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윤석열이 표상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윤석열과 함께하는 미래가 어떠할까를 한참 생각하다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실시간 구인구직을 가능케 하고, '손가락에 소원을 적으면 이루어진다'는 미신과 주술이 융성하는 그런 유토피아일까. 큰 어려움 없이 당선되겠지만, 처가를 둘러싼 의혹들과 빈곤한 철학, 그리고 특유의 꼰대스러움은 그에게 많은 시련을 가져올 것이다. 그건 그렇고, 늦지않게, 그 용한 점쟁이를 찾아 손가락에 '왕' 대신 '부자'라도 적어달라고 해야하지 않을지.
이재명
때로는 의사 앞에서 바지를 내려가면서까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며 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그의 경쟁자들이 트위터를 하고, 문짝을 뜯어 책상으로 쓰는 쇼를 하고, 비서를 추행하고, 또 닭갈비를 쳐먹으며 사라져 가는 와중에 말이다.
홍준표는 화천대유(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와 천화동인(잘못된 세상을 타파하기 위해 같은 뜻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같은 길을 간다)은 이재명의 대선 프로젝트라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청소부의 아들'이 기호1번 대통령후보가 되는 기적을 만들어냈지만, 그 기적을 위한 무리수들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안철수
분탕질. 새정치. 단일화. 분탕질. 새정치. 단일화... 이 무한루프는 언제 끝날까.
심상정
허경영보다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까.
(+) 진중권
그의 표는 어디로.
다른 이의 계정을 빌려서까지 SNS를 하는 진중권 입장에서 보면, 조국이나 자기나 알맹이 없는 SNS 중독자일진데. 누구는 한낱 동양대 전 교수인데, 누구는 서울대교수, 법무부장관, 문재인 정권 후계자. 게다가 자신의 유일한 수식어(동양대)를 표창장 위조나 해주는 학교로 만들어버린 걸 마주하고는 기어이 '흑화'해버렸다.
윤석열 KTX 구둣발과 관련해, 그는, ”가벼운 실수를 가지고 그 의미를 한껏 부풀려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아 난리를 치는 것은 북한과 같은 후진국 사회에서나 보는 현상”이며, “한 번도 선진국에 살아본 경험이 없는 가족 일원의 몰상식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해 진 씨 가문을 대표해 사과드리고, 유권자 여러분은 선진국에 살아본 적 없는 분의 선진국 발언에 현혹되지 마시고, 이미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오직 이성과 논리, 윤리 의식에 따라 판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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