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22.03.07 20대 대선 기록
  2. 2018.07.29 노회찬 대표 수락 연설 - 6411번 버스
  3. 2018.07.18 최저임금
  4. 2017.09.08 주진우 이명박 다스 2
  5. 2017.05.17 한경오 사태
  6. 2017.05.07 2017 대선 기록
  7. 2015.04.28 소득 주도 경제 성장

20대 대선 기록

Thoughts 2022. 3. 7. 17:11

사전투표를 마치고 문득 5년전 블로그 어딘가에 남겼던 글, 아니, 끄적거림, 아니, 헛소리, 음, 뇌내망상, 헛소리와 뇌내망상의 중간 어딘가 있는 무엇이 생각났다. 대선 때는 멀쩡한 사람도 정신이 약간 간다더니, 다시 무언가를 지껄이고 싶어졌나보다. 그간 헛소리 단속에 성공하며 몇 년간 닫아둔 블로그를 몇 번의 로그인 실패 끝에 다시 열었다.

 

윤석열

 

그는, 어느 자리에선가, 미래를 보는 점쟁이라도 만났는지, 무척 호기로운 표정으로, "조금 더 발전하면 학생들 휴대폰으로 말이죠, 앱을 깔면은, 어, 어느 기업이 지금 어떤 종류의, 그, 저, 어,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하는 것을 실시간 정보로 얻을 수 있는, 어, 있을 때가 아마, 저, 여기, 아마, 한 1, 2년 학생이 계시다면, 졸업하기 전(!)에 생길 것 같아요"라고 했다. 

 

지난 글에서 나는 ㅈ도 모르면서 어디서 주워들은 대로, '대통령은 당시의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에게, 대체로, 돌아간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윤석열이 표상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윤석열과 함께하는 미래가 어떠할까를 한참 생각하다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실시간 구인구직을 가능케 하고, '손가락에 소원을 적으면 이루어진다'는 미신과 주술이 융성하는 그런 유토피아일까. 큰 어려움 없이 당선되겠지만, 처가를 둘러싼 의혹들과 빈곤한 철학, 그리고 특유의 꼰대스러움은 그에게 많은 시련을 가져올 것이다. 그건 그렇고, 늦지않게, 그 용한 점쟁이를 찾아 손가락에 '왕' 대신 '부자'라도 적어달라고 해야하지 않을지.

 

이재명

 

때로는 의사 앞에서 바지를 내려가면서까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며 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그의 경쟁자들이 트위터를 하고, 문짝을 뜯어 책상으로 쓰는 쇼를 하고, 비서를 추행하고, 또 닭갈비를 쳐먹으며 사라져 가는 와중에 말이다. 

 

홍준표는 화천대유(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와 천화동인(잘못된 세상을 타파하기 위해 같은 뜻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같은 길을 간다)은 이재명의 대선 프로젝트라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청소부의 아들'이 기호1번 대통령후보가 되는 기적을 만들어냈지만, 그 기적을 위한 무리수들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안철수

 

분탕질. 새정치. 단일화. 분탕질. 새정치. 단일화... 이 무한루프는 언제 끝날까. 

 

심상정

 

허경영보다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까.  

 

(+) 진중권

 

그의 표는 어디로. 

 

다른 이의 계정을 빌려서까지 SNS를 하는 진중권 입장에서 보면, 조국이나 자기나 알맹이 없는 SNS 중독자일진데. 누구는 한낱 동양대 전 교수인데, 누구는 서울대교수, 법무부장관, 문재인 정권 후계자. 게다가 자신의  유일한 수식어(동양대)를 표창장 위조나 해주는 학교로 만들어버린 걸 마주하고는 기어이 '흑화'해버렸다.

 

윤석열 KTX 구둣발과 관련해, 그는, ”가벼운 실수를 가지고 그 의미를 한껏 부풀려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아 난리를 치는 것은 북한과 같은 후진국 사회에서나 보는 현상”이며, “한 번도 선진국에 살아본 경험이 없는 가족 일원의 몰상식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해 진 씨 가문을 대표해 사과드리고, 유권자 여러분은 선진국에 살아본 적 없는 분의 선진국 발언에 현혹되지 마시고, 이미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오직 이성과 논리, 윤리 의식에 따라 판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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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서울시 구로구 가로수 공원에서 출발해서 강남을 거쳐서 개포동 주공 2단지까지 대략 2시간 정도 걸리는 노선버스입니다. 내일 아침에도 이 버스는 새벽 4시 정각에 출발합니다. 새벽 4시에 출발하는 그 버스와 4시 5분 경에 출발하는 그 두 번째 버스는 출발한 지 15분만에 신도림과 구로 시장을 거칠 때쯤이면 좌석은 만석이 되고 버스 사이 그 복도 길까지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바닥에 다 앉는 진풍경이 매일 벌어집니다. 새로운 사람이 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매일 같은 사람이 탑니다. 그래서, 시내버스인데도 마치, 고정석이 있는 것처럼 어느 정류소에서 누가 타고, 강남 어느 정류소에서 누가 내리는지,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특이한 버스입니다.


이 버스에 타시는 분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새벽 5시 반이면, 직장인 강남의 빌딩에 출근을 해야하는 분들입니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시각이기 때문에 매일 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분이 어쩌다가 결근을 하면 누가 어디서 안 탔는지 모두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좀 흘러서, 아침 출근시간이 되고, 낮에도 이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고, 퇴근길에도 이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누구도 새벽 4시와 새벽 4시 5분에 출발하는 6411번 버스가 출발점부터 거의 만석이 되어서 강남의 여러 정류장에서 5·60대 아주머니들을 다 내려준 후에 종점으로 향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분들이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들딸과 같은 수많은 직장인들이 그 빌딩을 드나들지만, 그 빌딩에 새벽 5시 반에 출근하는 아주머니들에 의해서, 청소되고 정비되고 있는 줄 의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머니입니다.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입니다.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지금 현대자동차, 그 고압선 철탑 위에 올라가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물 세 명씩 죽어나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용산에서, 지금은 몇 년째 허허벌판으로 방치되고 있는 저 남일당 그 건물에서 사라져간 그 다섯 분도 역시 마찬가지 투명인간입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들은 아홉시 뉴스도 보지 못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이 분들이 유시민을 모르고, 심상정을 모르고, 이 노회찬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분들의 삶이 고단하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겠습니까. 이분들이 그 어려움 속에서 우리 같은 사람을 찾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그들 눈앞에 있었습니까. 그들의 손이 닿는 곳에 있었습니까. 그들의 소리가 들리는 곳에 과연 있었습니까. 그 누구 탓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이 진보정당, 대한민국을 실제로 움직여온 수많은 투명인간들을 위해 존재할 때, 그 일말의 의의를 우리는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상 그동안 이런 분들에게 우리는 투명정당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정치한다고 목소리 높여 외치지만 이분들이 필요로 할 때, 이분들이 손에 닿는 거리에 우리는 없었습니다.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는 정당, 투명정당, 그것이 이제까지 대한민국 진보정당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이분들이 냄새 맡을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당을 여러분과 함께 가져가고자 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었습니까?

강물은 아래로 흘러갈수록, 그 폭이 넓어진다고 합니다. 우리의 대중 정당은 달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갈 때 실현될 것입니다, 여러분.


진보정당의 공동 대표로, 이 부족한 사람을 선출해주신 것에 대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수락하고자 합니다. 저는 진보정의당이 존재하는 그 시각까지, 그리고 제가 대표를 맡고 있는 동안, 저의 모든 것을 바쳐서 심상정 후보를 앞장세워 진보적 정권 교체에 성공하고,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모든 투명인간들의 당으로 이 진보정의당을 거듭 세우는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털어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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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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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Thoughts 2018. 7. 18. 17:36

1. 김어준 생각(7/16, tbs 뉴스공장)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되는 것으로 결정 났습니다. 소상공인, 특히 편의점주들 불만이 크다는 보도가 잇따릅니다. 동맹휴업 이야기도 나옵니다. 산자부 통계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당 평균 매출 증가율은 작년 2월 기준으로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편의점의 낮은 마진의 근본 원인은 거리 제한을 무시한 출점, 밀어내기, 본사와의 이익 배분율, 해약금 조항 등 본사와의 불평등한 계약구죠죠. 이 불평등 계약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점주들이 개별적으로 본점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전형적인 프랜차이즈의 갑을 문제죠. 그런데, 알바 시급 때문에 동맹휴업을 이야기할 정도의 연대가 점주들 간에 정말 가능하다면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닌 병과 싸울게 아니라 그 힘을 가맹본사와의 계약구조 개선을 위해 집중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전략적으로 그 싸움에 정부를 끌어들여야지, 갑을병 구조에서 가장 약자인 알바들 시급 가지고 정부와 싸워서 이 문제가 해결될 리가 있나요. 그리고 언론은 이 문제의 구조를 알바 시급 동결로 접근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고 지적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을과 병이 싸워서 갑의 문제가 언제 단 한 번이라도 해결된 적이 있는가.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 최저임금


소득주도경제성장은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이며, 최저임금은 소득주도경제성장의 대표적 정책이다. 소득주도경제성장이란, 간단히 말하면, 국민들의 소득 수준을 향상시켜 내수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토대로 경제 성장을 이루는 개념 정도로 이해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고 


과거의 성장 방식에서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과감한 전환, 말하자면 ‘패러다임 시프트’를 정부가 야심차게 밀어붙이는 개혁의 힘 바탕에는 사실상 이 포스트케인지언(Post-Keynesian, 이하 ‘PK)성장론이 있다. 소득주의 성장론을 대표하는 홍장표 부경대 교수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체성을 잘 말해 준다. 


홍 교수가 2014년 발표한 논문이 <한국의 기능적 소득 분배와 경제 성장>인데그는 이 논문에서 한국의 실질임금 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상관관계가 있다며 소득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홍 경제수석의 주장은 PK의 이론을 국내 무대서 적용한 사례로그 동안 정부의 경제철학을 설계하는 바탕이 되었다성장을 위해서는 소득 증가가 필수적이라는 이론적 바탕이 한국의 경제 발전사적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는 새 정부 철학과 맞아 떨어진 셈이다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5462903&memberNo=24108940&vType=VERTICAL)


수출에 치우친 경제 구조에서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제발전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일정 정도 부의 재분배에 기여하고, 노동자 권익 신장이라는 측면에서 최저임금에 찬성하는 편이다. 낙수효과 같은 개소리를 10년 동안 듣고 살았는데, 뭔들.


3. 최저임금 하에서의 편의점주


매장 관리만을 맡고, 24시간 아르바이트(시간당 1명 고용)를 고용하여 편의점을 운영하는 A라는 편의점주를 가정해보자.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A는 매달 61만원의 소득이 감소한다. 시간당 2명을 고용해야 한다면, 매달 122만원의 소득이 감소한다. 편의점주의 소득 감소는 그대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 최저임금 도입으로 아르바이트의 소득은 늘었지만, 편의점주의 소득은 줄었다. 누구의 소득이 늘었냐, 줄었냐의 차이가 있을 뿐, 내수 활성화에 기여할 사람들의 소득의 총량은 변하지 않았다. 편의점주들이 엄청난 부자라서, 아르바이트들과 한계소비성향(늘어나는 소득 중 소비되는 금액 비중)이 판이하게 다를 일도 없지 않은가.


4. 정책입안자들의 행복회로 


A는 매달 60만원의 소득이 줄었지만 행복하다. 혹은 행복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르바이트(뿐만 아니라 모든 최저임금 대상 근로자)의 소득이 늘어나서 소비가 촉진되고, 내수가 살아나서 편의점 장사가 더 잘 될 예정이므로. 그래서 결국 A가 희생한 60만원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오른다면 얼씨구나... 


5.  을과 정의 싸움


A는 당장 매달 60만원의 소득이 희생해야 하지만, 소득주도경제성장이 언제 효과를 발휘하여 그에게 60만원 이상의 가치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안 그래도 블록마다 편의점이 들어서고, 김어준 말대로 점포당 매출 증가가 마이너스인데, 이제 허울좋은 소득주도경제성장 믿고 아르바이트에게 매달 60만원을 양보하라? 대선 때 행여 무효표 될까 조심스레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편의점주라도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을 거다. '전략적이지 못한 멍청이들아, 지금은 을이 아닌 갑이랑 싸워야할 때이다! 정부 말 잘 듣고, 정부를 을의 편으로 만들어라!'는 김어준류의 주장이 민주당 이데올로그에게서나 나올 법한 주장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6. 일의 순서


정부는 지금에 와서 자영업자들에게 프랜차이즈와 임대인이라는 거악과 맞서 싸우라 할 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에 앞서 자영업자들의 권익 보호 대책을 만들어 놓고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희생(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옳은 순서였다. 자영업자들 또한 가게를 나서면 소비자일텐데, 그들의 소득도 올려줘야 소득주도경제성장이라는 선순환구조가 더 빨리 돌지 않겠는가. 왜 중간에 끼인 그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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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다스는 이명박의 회사이며, 다스는 10조원 이상의 재산가치를 가진 회사'라고 주장했다. 


◆ 주진우> 제가 비자금을 쳐다보지 못했고 계좌를 보지 못해서 말할 수는 없는데 대통령의 측근한테 얘기했습니다. 그 돈을 만지거나 볼 수도 있는 사람. 비서였으니까 그런 사람한테 물어봤는데 제가 두 사람한테 물어봤는데 한 분 물어봤는데 그럼 주 기자는 얼마나 될 것 같아, 그렇게 얘기해서 처음에는 한 1~2조 이렇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취재할수록 늘어나서 나중에 말했을 때는 제가 한 30조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 그래도 지금까지 본 사람 중에 제일 가까운 것 같아,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리고 어떤 다른 분은 한 10조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사로 의심되는 다스.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사입니다, 사실은. 그런데 이 다스가 2000년 초반만 해도 한 2000억, 3000억 정도의 재산가치가 됐었어요. 그리고 매출액도 1000억 정도 이렇게 됐었는데 지금은 매출액이 3조대이고 10조 원 이상의 재산가치를 가진 회사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런 회사 그리고 이상득, 이지형 씨 그런 친인척.(http://www.nocutnews.co.kr/news/4829582#csidx6f4cfb2bcca78d3a12b9dbec28151f9)


주진우의 주장은 이명박의 비자금이 약 30조(!)이며, 그 중 10조는 다스라는 것이다. 매출이 3조대이고, 10조원 이상의 재산가치라는 부분이 귀에 긁혀 확인해봤다. 


1. 매출3조에 대해



역대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2016년(제30기)의 다스 매출은 1.3조 약간 미달하는 수준이다. 2017년 매출은 다스가 주로 납품한다는 현대차의 부진으로 2016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주진우의 3조 매출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2. 재산가치 10조에 대해


다스는 비상장회사이며, 비상장회사의 기업가치는 평가방법도 다양하고,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서도 매우 상이한 결과가 나온다. 그렇다하더라도 10조(!)라는 주장의 황당함을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다. 



다스의 2016년 영업이익은 293억, 당기순이익은 290억임을 기억하자. 아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현기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위아의 시가총액이다. (시가총액은 주식시장에서 인정되는 해당회사의 지분 100%에 대한 가치이며, 일반적으로 많은 이익을 남기는 회사일수록 높은 시가총액을 형성한다.)



현대위아의 2016년 영업이익은 2,627억, 당기순이익은 1,307억이다. 다스보다 영업이익은 9.0배, 당기순이익은 4.5배 많지만, 시가총액은 다스 10조(?)의 1/5인 2조도 안되는 수준이다. 



시총 21조인 현대모비스를 보면, 2016년 영업이익은 2조 9,047억, 당기순이익은 3조 473억으로, 다스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의 100배 수준이다. 모비스는 다스보다 100배 가까이 많은 돈을 벌고 있으나, 현대모비스의 가치는 다스의 2배 수준에 불과하다.  

 

3. 결론


주진우의 3조 매출, 10조 재산가치 주장 중 3조 매출은 오류이며, 10조 재산가치는 상당한 과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다스 지분의 가치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2016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644억의 10배 수준인 6천4백억에서 장단기차입금 2천8백억을 차감한 3천6백억을 넘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최근 현기차의 부진으로 인한 자동차부품 공급업체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감안하면 3천6백억도 과한 평가에 가깝다. 


다스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금감원 전자공시사이트(dart.fss.or.kr)에 들어가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재무 관련 배경 지식이 없다면 다스 지분가치가 얼마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었을테다. 단순한 부실취재인지, 숨은 의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주진우가 추격하는 30조 중 10조는 상당부분은 부풀려졌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20조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수치인지 알 수 없으나, 연간 영업이익 290억의 회사가 재산가치가 10조로 둔갑하는 식은 아니었으면 한다.   


다스의 가치는 10조가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 주진우씨는 20조만 추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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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오 사태

Thoughts 2017. 5. 17. 17:08

한겨레 하어영은 안철수 리포트 중 감정에 복받쳐 멘트를 잇지 못했고, 같은 신문사 안수찬은 한겨레를 비판하는 군중들을 향해 "덤벼라 문빠들아"라고 일갈했다가 본인/회사 차원의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경향은 문 44.8%, 안 36.5% 여론조사 결과를, '문 44, 안 37'로 헤드라인에 넣어 '팔사오입'이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오마이뉴스 손병관은 기사 중 영부인의 호칭에 대하여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영부인은 '아무개씨'로 표기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전 정부 영부인은 '여사'로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몇몇 사례에서는 왜곡이라고까지 볼 수 있는 편집을 통해 드러내는 안철수에 대한 호, 문재인에 대한 불호에 대해 한경오를 공격하고 나섰다. 그들의 공격방식은 증거들을 모으고, 증거를 통해 드러난 편향 또는 왜곡에 대해 따져묻고, 해명의 진위를 다시 증거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다. 공격력을 배가시키는 건, 컨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몸이 되어 무한 퍼나르기와 컨텐츠 추가/수정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적어도 미디어 차원에서 이번 대선에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안철수를 예로 들면, 주류 미디어의 호의적인 조명 하에 문재인을 추격하는 지위까지 올라섰지만, 뉴미디어에서 안철수는 어떤 후보보다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었으며 결국 3위에 머물고 말았다. 문재인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주류 미디어의 지지를 받지 못했으나, 어느 누구보다 뉴 미디어의 굳건한 지지를 받았다. 전통적 미디어가 조성한 여론 환경은 선거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고, 이는 뉴미디어의 역할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한경오의 안철수 편향, 더 정확하게는 문재인 비토의 원인/기원은 모르겠고, 관심도 없다. 다만, 한경오와 문재인 지지자들이 대립하는 현 상황은 다수 대중이 활용하는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전통적 미디어의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대중들은 이제 미디어 집단이 생산하는 정보의 수용자 입장에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넘어 이제 정보의 생산자로 등장했다. 한경오와의 대립이 불거진 건, 한경오의 포지션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한경오가 상대적으로 다른 미디어 집단에 비해 영향력이 작은 매체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전 현상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전통적 미디어들의 '여론 형성'은 더이상 불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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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기록

Thoughts 2017. 5. 7. 01:24

정알못이 단지 기록을 위해 남기는 똥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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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일주일 앞둔 5/1~5/2 현재 1위 - 공동 2위의 지지율차는 23.8%. 더블스코어가 넘는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번 선거는 이명박-정동영 대선 시즌2에 가깝다. 그런 기사도 많고.

보수유권자들은 마음에 드는 후보를 찾지못해 반기문-황교안-안희정-안철수-홍준표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보수유권자들에게 기꺼운 마음으로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표를 던지고 싶은 후보가 없다.

당연히, 현재 지지율 구도에서 큰 변화 없이 대선이 치러질 거라는 예상 어렵지 않다.

남은 일주일간, 레드준표 지지율이 좀 더 오르고, 안철수 지지율이 좀 더 빠지는 정도의 변화.



1. 문재인


적폐청산, 공정사회 건설이라는 시대정신을 혼자 가져갔다.

정권교체론 혹은 정권심판론은 모든 선거에서 등장하지만, 그리 매력적인 혹은 효과적인 선거전략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명박의 욕심과 박근혜의 사사로움에 아연했고,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그 똥덩어리들을 치워버리는 것이 되었다.


대통령은 당시의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에게, 대체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이명박근혜 당선은 IMF 이후 심화된 양극화, 삶의질 악화를 거부하고 경제적으로 윤택한 미래를 선택한 결과였다.

이명박은 샐러리맨의 신화였으며,

박근혜는 박정희 a.k.a 근대화의 아버지의 딸이며, 퍼스트레이디 역할도 훌륭히 수행했었다(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지나고보면 유권자들이 단체로 똥손 인증을 한 셈이지만,

여하튼, 이명박근혜는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경제적인 욕망을 투사한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 둘이 청와대에 머물렀던 9년간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되었고, 세월호처럼 가라앉았다.

지난 9년은 박근혜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부르짖을만큼 비정상이었고,

사람들은 이제는 이 모든 것들을 바로잡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문재인은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 자리에서 이명박에게 예를 다하는 사사로움 없는 모습으로 대중의 눈에 들어왔다.

MBC에 가서 MBC개혁을 말하고, 사립유치원장들 앞에서 공립유치원 증대를 말하며

누구보다 많은 열성적 지지자들을 문빠로 만들었다.

지난 몇년간 당내외의 비문/반문으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지만,

그건 그의 반대자들이 문재인 프레임 안에서만 놀아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2007년의 정동영과 2017년의 안철수처럼, 누군가를 반대함으로서 본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후보는 결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인간적인 매력, 편법에 기대지 않은 삶의 이력, 그리고 노무현을 능가하는 뚝심. 거기에 박근혜와 안철수의 조력까지 더해져,

경쟁자들을 넉넉하게 물리치고 청와대에 입성할 것이다.


2. 홍준표

탁배기 한사발 들이킨 것 같은 그의 토론태도는, 대선에 임하는 그의 진의를 의심케 한다.

트럼프 전략인지, 선거자금 보전과 선거 후 당과 당내 자신의 입지를 노리는 전략인지.

어쨌든, 그는 궤멸 수준의 지지율에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까지 18% 지지율까지 끌어올렸다.

투표율, 특히 사전투표율이 관건이겠지만, 최종 지지율은 20%대 중반, 혹은 후반까지 도달할 것이다.

2007년의 정동영은 선거 열흘 앞두고 이회창을 추월하고(정동영 19.0%, 이회창 18.6%), 최종 26.1%의 득표를 기록했다.

2017년의 홍준표의 최대치도 거기까지이다.

여전히 박근혜를 옹호하며, 1970년대에서 멈춘듯한 사고체계, 가볍고 품격없는 캐릭터. 게다가 더블스코어 이상의 지지율 차.

보수유권자들은 그에게 온전히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다. 

3. 안철수


문재인 당선의 숨은 공신.

그는 민주당 내 문재인 반대세력을 이끌고 탈당해, 일사분란한 민주당/문재인 캠프를 만드는 게 기여했다.

또한 방황하는 보수유권자들을 끌어들여 다자구도의 선거판을 만들어냈다.

지지율 하락의 타이밍도 절묘하다. 시간이 더 많았다면, 홍준표로의 결집 또한 두드러졌을테다.


MB아바타, 갑철수 같은 민주당의 마타도어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의 선의를 믿는다.

문재인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 동교동계의 퇴장을 smooth하게 이뤄내지 못한 실책도 있었다.

하지만 안철수는 진보-보수 유권자 사이에서 왔다갔다했고, 어설픈 줄타기로 일관했다.

사립유치원장들 앞에서 병설유치원 설립을 제한하겠다고 했고, 논란이 일자, 병설이 아닌 단설이었다고 해명했다.

교육 정책에 대한 낮은 정책 이해와 audience 앞에서 적당히 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는 구태의연함을 스스로 드러냈다. 
여하튼, 그는 뛰어난 정치가가 될 그릇은 아닌 걸로 보이며, 이번 대선은 그에게 마지막 대선이 되지 않을까.


4.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13명의 탈당 사건은, 많은 사람들의 정치인생을 좌우했던 이벤트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2002년 대선의 후단협과 김민석을 떠올리게 한다.  

유승민은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하지만, 보수유권자들에게 이번 사건은 감성적으로 기억될 것이다.

유승민에게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다가갈 꺼리가 이제야 생겼다.

내키는 비교는 아니지만, 바보 노무현 신화는 거듭 낙선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훨씬 더 많은 시련을 외로이 겪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5. 심상정

 

역대 진보계열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할 것이다.

두자릿수 지지율은 어렵겠지만, 충분히 자축할만한 지지율이 될 것이다.

지지자들 단속은 좋지만, 더블스코어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양보'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

향후 5년간 당과 후보의 성장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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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24]

2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가 임금 동결을 선언한 이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을 1.6%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였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야말로 임금 인상 억제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경총은 최저임금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 불황이 엄습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우선 기업부터 살아야 경제도 살아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근로자에게도 손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처럼 임금 억제 총력전에 나선 한국 기업들과 달리, 우리의 주요 경쟁국에서는 극심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임금인상의 거센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일본은 정부와 기업의 협력 속에서 임금을 속속 인상하고 있다. 일본의 게이단렌(経団連, 우리나라의 전경련에 해당)은 올해 임금 상승률이 평균 2.6%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중국은 지역마다 최저임금이 다른데, 18개 성(省)에서 올해 최저임금을 평균 14%나 올렸다. 독일 기업들도 올해 임금을 평균 3.5%나 올려, 1990년대 이후 20여년 만에 최대 폭의 임금 인상을 단행하였다. 불황이 한창이라는데 도대체 이들 나라들은 왜 일제히 임금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 임금 인상 열풍…미국을 강타하다

미국에서 임금인상 열풍을 불러온 것은 바로 월마트였다. 지금까지 낮은 임금으로 유명한 월마트가 6년 동안 7달러 대로 동결해 왔던 최저시급을 이달 4월부터 9달러로 인상하고, 내년부터는 10달러로 올리겠다고 전격 발표하였다. 여기에 미국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널드가 오는 7월부터 직영매장 직원 9만 명의 최저 시급을 9달러에서 9달러 90센트로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임금 인상이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임금 인상 열풍 속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7달러 25센트에서 10달러 10센트로 무려 40%나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미 의회 연설에서 "여기 의원들 중에 아직도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하루 8시간씩 꼬박꼬박 일하면서 1년에 1만 5천 달러(우리 돈 1600여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받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한 번 그렇게 살아보세요. 그게 아니라면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백만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는 데 표를 던지십시오!"라고 호소하였다.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미국 부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미국의 유명한 투자컨설팅 업체인 스펙트렘 그룹(Spectrem Group)이 100만 달러가 넘는 자산을 가진 500명의 백만장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4%가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더구나 전체 응답자의 62%는 최저임금을 40% 이상 올리는데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경영자총협회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경제가 더 악화된다는데, 왜 미국의 백만장자들은 그처럼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고 있는 것일까?

■ 왜 미국의 백만장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할까?

미국에는 연방법에 따라 미국 전체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있지만, 이와 별도로 주(州)마다 달리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데이비드 카드(David Card) 버클리 대학 교수와 앨런 크루거(Alan B. Krueger)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1992년 뉴저지주가 최저임금을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올린 데 비해, 바로 옆에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4.25달러를 그대로 유지한 사례에 주목하였다.

만일 우리나라 경총의 주장대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최저임금을 올린 뉴저지주의 일자리가 줄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경총의 주장과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최저임금 인상 전후를 비교한 결과, 최저임금을 올린 뉴저지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펜실베이니아 체인점보다 고용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줄어든다'는 지금까지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였다.

이처럼 경제 이론과 달리 실증적인 연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늘린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영국에서 최저임금이 빠르게 인상된 시기였던 2004년과 2005년에 일자리 수가 가장 크게 늘어났고, 최저임금이 가장 크게 올랐던 2009년에는 실업률이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낮아졌다. 이를 토대로 영국정부 산하의 최저임금위원회는 2010년 3월 영국 의회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정책전문가들의 모임인 영국 정치연구학회(UK Political Studies Association)의 회원들은 지난 30년 간 수많은 영국정부의 정책 중에서 '최저임금제'가 가장 성공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 최저임금 인상에도 일자리가 늘어난 이유

그렇다면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왜 일자리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일까? 그 해답 중 하나는 신자유주의의 총본산(總本山)이라고 할 수 있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학자들이 제시하였다. 이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가계지출의 데이터를 연구한 결과, 최저임금이 1달러 늘어나면 근로자 가구의 분기당 소비지출이 무려 800달러나 늘어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또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카이 필리언(Kai Filion)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세 차례에 걸친 최저임금 인상으로 230만 세대의 가계 소득이 늘어나 미국에서 104억 달러의 소비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수백만 가구의 소비 지출이 대폭 늘어나면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나아가 다른 노동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놀라운 연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미국에서는 경제학원론 교과서까지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미국에서 최소한 200만 명 이상이 읽은 경제학 원론서의 저자이자 미국 중앙은행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유명한 앨런 블라인더(Alan Blinder)가 1979년 처음 쓴 경제원론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실업률을 높인다'고 기술했지만, 2006년 출판한 10판에서는 '1990년대부터 놀라운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믿음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는 내용으로 교과서 내용까지 바꾸었다.

이같은 거대한 흐름의 변화 속에서 2006년 미국에서는 650명이 넘는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지지 성명에 참여했다. 이 성명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도 5명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성명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적절한 최저임금 인상은 경기를 위축시키거나 일자리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빈곤 퇴치와 소비 진작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근로자가 가난한데도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계의 저축률은 이미 4% 수준으로 떨어져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이처럼 턱없이 낮아진 저축률로 볼 때, 우리 가계는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쓸 돈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닥칠 불황에 대비한다며 기업이 계속 임금을 동결한다면 어떻게 될까? 소비는 더욱 위축되고, 그 여파로 기업은 물건 팔 소비자를 찾지 못해 경제는 더욱 심각한 불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물론 최저임금을 올리게 되면 당장 영세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 수준에 비해 임금이 턱없이 낮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세 자영업자의 길을 택한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져 포화상태가 된 탓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어 버린 것이다.

만일 임금이 우리 경제 수준에 걸맞게 올라간다면 이 같은 불균형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면서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영세업자들이 임금 근로자로 흡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영세업자들의 수가 감소하면 과당 경쟁(Over-competition)이 해소되어 남은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소득이 늘어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과 맞물린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최저임금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과 독일, 일본, 중국 등 우리의 경쟁국들이 극심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왜 이렇게 앞다투어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는지 그 이유만이라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임금 인상 열풍 속에서 우리 기업들만 '왕따'를 자처하다가 자칫 경기 회복의 대열에서도 '왕따'를 당할까 우려된다.

박종훈기자 ( jongh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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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증가와 그로 인한 소비의 증가. 기업 매출의 증가, 그리고 다시 소득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노동자"는 일터를 벗어나는 순간 "소비자"가 되며, 영업이익률을 판가름하는 "임금"은 재무제표를 떠나 우리들 지갑의 "두께"가 된다. 협소한 내수시장을 가진, 수출 중심 경제구조 속의, 그리고 어느새 해외매출 비중이 더 중요해진, 소위 글로벌기업들에게도 해외 진출을 위한 든든한 "cash cow"(라고 쓰고 "호구" 고객이라고 읽는)는 다름 아닌 내수시장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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